영화 "관상"은 한재림 감독의 2013년 작품입니다. 배경은 조선시대로 문종, 단종, 세조에 이르는 이야기를 한 관상가를 통해 정치, 권력, 야망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한국의 역사적인 배경을 한 허구 인물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감으로써 극적인 재미를 더하여 줍니다. 왕의 자리에 있지만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두려워하는 문종, 그리고 어린 나이에 왕이 되어 어찌할 바 모르는 단종, 그리고 그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며 세력을 키워나가는 수양대군, 어쩌면 왕가의 이야기이지만 우리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 줍니다.
줄거리
김내경은 얼굴만 보고도 그 사람의 내면을 꿰뚫어 볼 수 있다는 천재 관상가입니다. 원래 잘나가는 양반 가문의 큰 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리게 되면서 처형을 당하게 되고 집안은 망하게 됩니다. 그래서 김내경, 처남 팽현, 그리고 아들 진형은 시골에 은둔해서 살게 됩니다. 어느 날 한양에서 기생 연홍이 김내경을 찾아와 자신의 기방에서 사람들의 관상을 보는 일을 해 달라고 제안합니다. 그 제안에 김내경과 처남 팽헌은 한양으로 가게 됩니다. 아들 진형은 능력은 뛰어나지만 할아버지가 역적이라 관직에 오를 수 없다는 것을 알고도 벼슬을 하고 싶은 꿈을 갖고 혼자 한양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가명으로 과거를 보고 관리에 등용이 됩니다. 김내경은 기방에서 사람들의 관상을 봐주게 되고 그의 실력은 문종의 최측근 김종서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됩니다. 김종서는 김내경에게 왕가의 사람들의 관상을 봐달라고 부탁하고 김내경은 궁으로 들어가 김종서의 수하에서 일하게 됩니다. 김내경의 실력은 문종의 귀에 들어가게 되고 문종은 그에게 왕의 역모를 꾸미는 사람을 가려내 달라고 명령합니다. 김내경은 수양대군을 보고 한눈에 그의 야망을 알아채고 그 사실을 김종서에게 알립니다. 김내경은 수양대군을 '남의 약점인 목을 잡아 뜯고 절대로 놔주지 않는 잔인무도한 이리'의 상이라고 평하였습니다. 수양은 한명회를 비롯한 수많은 부하들을 거느려 역모를 꾸밉니다. 김내경은 김종서와 함께 수양대군의 역모를 막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한명회의 계략으로 역모는 성공하게 됩니다. 또한 아들 진형은 벼슬에 성공하지만 워낙 강직한 성격이라 백성을 착취하고 부패를 저지른 감찰관이 황표정사로 인해 관직에 오르는 것을 보고 부당하다고 느껴 단종에게 직접 고함으로서 김정서의 분노를 사게 됩니다. 그리고 김종서의 수하를 자처하는 자들에게 테러를 당해 눈이 멀게 됩니다. 결국 수양대군의 화살에 맞아 진형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처남 팽헌도 자신 때문에 조카가 죽었다는 죄책감으로 벙어리가 되고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모든 일을 겪은 김내경과 팽헌은 모든 것을 버리고 폐인이 되어 시골에 은거를 하게 됩니다. 한명회는 김내경의 실력을 알고 있었기에 기생 연홍을 부추겨 은신하고 있는 김내경을 찾아옵니다. 그리고 내경에게 자신의 수하가 되어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김내경은 그 제안을 거절하고 한명회를 보고 말합니다. "묘한 관상이다. 목이 잘릴 팔자"라는 말을 합니다. 이 말을 들은 한명회는 죽는 순간까지 맘 편히 살지 못하고 평생 두려움에 떨며 살게 됩니다. 그는 정적을 만들지 않으려고 그의 생애 내내 근신하였다고 합니다, 노년에 직접 언급하길, 덕분에 늘 조심하며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죽기 직전까지 목이 잘릴까 봐 불안에 떨었다고 합니다. 임종이 임박할 무렵 그의 예언이 틀렸다면서 안심하고 세상을 떠납니다. 그러나 사후 연산군에게 부관참시를 당했으니 결과적으로 김내경의 예언이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김내경은 한명회가 부관참시를 당할 것을 관상을 봐 미리 알았지만, "최대한의 복수를 해주기 위해 그냥 목이 잘릴 팔자다"라는 말만 해줬다는 해석이 있었는데 훗날 감독 한재림이 이것을 의도한 게 사실이라고 확인해 줬습니다. 죽어서 부관참시로 목이 잘릴 것을 미리 알려준다면 평생을 목이 잘릴까 봐 벌벌 떨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한명회도 세조 때에는 위세를 부리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적을 만들지 않으려 얌전해졌다는 얘기가 있다고 합니다.
리뷰
할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려 양반가의 자제였지만 시골에서 칩거해서 살던 관상가 김내경은 놀라운 실력으로 한양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인정받은 실력으로 왕궁에까지 들어갑니다. 어쩌면 시골에서 평화롭고 평범하게 살 수 있었던 사람이었지만 뛰어난 재능으로 인해 어쩌면 궁의 정치싸움에 말리게 되고 아들 진형의 죽음과 처남 팽헌이 벙어리가 되는 비국을 겪게 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김내경의 대단한 재능이 그에게 바극을 가져다주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현실에도 뛰어난 실력 때문에 큰 부를 거머쥐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기도 하는 연예인들이 불행하게 되는 경우를 봐왔기 때문에 어쩌면 평범한 삶이 더 행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또한 왕궁의 권력 다툼,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 등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수양대군의 등장은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습니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대사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